전편에서는 <불황에도 멈추지 않는 자기관리 소비>를 살펴보았습니다.
불황에도 멈추지 않는 것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교육열’ 아닐까요? ‘우리 아이’를 위한 소비는 불황을 모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사교육비가 ’21년부터 4년 연속 증가해, ‘24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29조 2천억원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영유아기부터 사교육비 부담을 체감하는 가정도 많다고 합니다. 자녀수는 줄고 있지만, 교육비 부담은 늘어나고 있는 셈인데요.
대한민국에서 ‘사교육 열풍’은 새롭지 않은 주제입니다. 하지만 맞벌이 가구의 증가, 교육에 대한 가치관 변화, 그리고 다양한 교육 채널들로 인한 정보의 홍수가 맞물리며 자녀 교육에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새로운 방향을 함께 확인해볼까요?
소셜 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육아비용 관련 키워드에서는 자녀 연령에 따라 지출 부담이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교육비 언급은 0세부터 시작되지만 각 연령별 중요도는 다른데요. 0-4세는 육아템 중심 소비가, 5-7세에는 유치원 학비와 영어유치원 원비 언급이 많았고요. 초등학교에 진입하는 8-10세부터는 학원비, 교육비가 상위 키워드로 부상하며, 11-13세는 학원비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5세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치료비’가 지출 항목에서 중요하다는 사실 역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교육부터 건강까지 다양한 영역을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는 요즘, 육아 트렌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신한카드가 자체 분석한 소셜 데이터에 따르면 인기 있는 학원의 트렌드도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트렌드는 수학과 줄넘기 학원이 인기라는 점인데요. 영어, 수학, 미술 학원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함 없지만, 특히 수학학원의 언급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축구학원의 비중도 높아지고, 줄넘기학원도 점점 그 순위가 올라가고 있는데요.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줄넘기학원’이 인기죠. 줄넘기는 키성장, 전신 유산소 등 성장기 자녀에게 유익한 신체활동으로 주목 받으면서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보육 장소로도 선택한다고 하네요.
수학학원 이용 변화를 보면, ’23년 대비 가맹점수, 이용건수가 각각 9.4%, 13.3%로 증가했습니다. 수학학원을 주로 결제하는 연령대는 40대가 67.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50대가 23.9%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연령대별 이용액 증감인데요. 가장 이용 비중이 높았던 40대보다, 50대, 60대 이상의 이용액 증가율이 평균 증가율인 17.3%보다 높습니다. 특히 60대 이상의 증가율이 24.4%로 높은 것은 신한카드가 24년 트렌드 키워드 SPARK>에서 언급한 ‘협업 가족*’의 현상처럼 조부모님들이 교육비 결제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학에 진심인 요즘 자녀 교육 트렌드를 엿볼 수 있네요.
※ 협업가족 : 인구 구조 및 가족 구성의 변화로 구성원들이 돌봄과 가사의 업무를 유연하게 분담하고 함께하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
요즘 아이들, 학원에 앉아서 공부만하는 것은 아닙니다. 줄넘기, 축구, 농구 등 신체 활동에도 적극적인데요. 이제 학원은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돌봄과 성장의 터전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줄넘기, 축구, 농구 학원의 가맹점과 이용이 모두 크게 증가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수학학원보다 더 증가율이 높은데요. 보육 환경 변화로 주거지에서 자유로운 신체 활동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유소년기에 적합한 신체 활동의 장도 학원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용 고객을 살펴보면 5세 이후 시작하는 축구학원은 30대 부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보내는 줄넘기학원은 40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해 중학교 때도 다니는 농구학원은 40대, 50대 부모님들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네요. 경기는 어렵지만, 우리 아이들의 신체 활동을 위해서는 지갑을 닫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최근 부모님들은 ‘학원’만큼 ‘성장과 발달’에도 관심을 보이며 아이들을 섬세하게 케어하고 있습니다. 소셜 데이터로도 연령대별 정서, 인지, 신체 전반에 걸친 검사와 치료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짐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각종 채널을 통해 육아 전문가의 콘텐츠를 쉽게 접하다보니 아이의 건강, 발달과 관련한 정보가 많아져, 보다 적기에 정확한 치료를 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에 맞춰서 육아하고 싶은 니즈 역시 증가해, 그에 맞춘 검사도 다양해지고 있네요.
언어치료의 적기는 만 2세부터인데요. 코로나둥이(‘20년생)들이 만 2세가 된 ‘22년, 10명 중 2명이 ‘언어지연’이라는 연구기관의 조사가 있었고, ’22년부터 언어치료에 대한 관심이 늘었습니다. 언어치료센터 가맹점은 ’22년 대비 ’25년 26.2%나 증가했고요. ’20년부터 ’23년까지 출생아수는 15.5% 감소했지만, 이용건수는 ’22년 상반기 대비 ‘25년 상반기 13% 증가했습니다. 치료 적기 인구는 감소중이지만 이용 고객은 증가했는데요. 아이들의 발달과 기질을 관찰하고 그에 맞춰 조기부터 적절한 개입을 하려는 부모들의 적극적이고 섬세한 돌봄 방식이 눈에 띄네요.
요즘, 아이들의 타고난 ‘기질‘을 좀 더 과학적으로 검사하고자 하는 ‘기질 검사‘가 인기입니다. 아이의 기질에 맞춰 사교육 방식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종이접기부터, 사고력 레고, 노래로 배우는 영어교육 등 아이의 관심사와 성향에 맞춰 최적의 선생님을 매칭해주는 수정후 1:1 돌봄 플랫폼의 이용 고객수는 ‘23년 상반기 대비 ‘25년 상반기 58.6% 증가했습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주 연령대는 30대가 48.3%로, 이제 육아를 갓 시작한 부모님들에게 새로운 ‘교육 선택지’가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불황에도 멈추지 않는 소비> 자녀 교육편을 살펴 보았습니다. 새로운 가족상의 등장과 출생률 감소로 육아와 교육환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돌봄 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교육 인프라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수학, 운동, 언어와 돌봄까지 단순히 학습만 우선하는 사교육보다 아이의 발달, 감정, 개성을 두루 살피는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장기 불황과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 소비 심리는 움츠러들었지만 아이를 위한 지출만큼은 좀처럼 줄지 않았습니다. 그건 단지 좋은 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TREND > Trend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황에도 멈추지 않는 소비 : 자기관리 편 (2) | 2025.08.14 |
---|---|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 생활 엿보기 : 여가 편 (0) | 2025.05.09 |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 생활 엿보기 : 일상 편 (1) | 2025.04.10 |
신한카드가 선정한 2025년 트렌드 키워드 'REVIVE' (0) | 2025.01.17 |
2024년 국내 여행 트렌드 2 - 쉬는 제주, 노는 부산, 먹는 강릉 (3) | 2024.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