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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지속가능 신한

아름인 대학생 해외 봉사단 후기 - 행복을 찾아서

** 본 포스팅은 아름인 대학생 해외 봉사단 김주희 님의 후기 입니다 **



티자얀티 마을을 떠난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그 곳 사람들의 표정, 공기, 날씨, 냄새 모든 것이 그립습니다. 벌써 몇 달 전의 일인 것 마냥 일상을 살아가며 그 때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해외봉사라는 명목으로 인도네시아를 향했지만 열흘간의 여정을 마치고 봉사라는 단어가 과연 적합한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단지 22명 아름인 그리고 현지 사람들과 매 순간 행복하고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감정과 사랑을 선물 받았을 뿐인 것 같습니다. 


"집의 의미"


과연 제가 집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이 있을까요? 홈파트너의 집들을 보며 당연히 폐창고일 것이라 예상한 곳이 부엌이고, 가족들이 지내는 방이었습니다. 지푸라기로 된 바닥이 무너질까 조심히 발을 디뎌야만 했고 천장에는 곰팡이가 가득하고 비가 새던 곳... 집들을 둘러보고 꽤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지금껏 좁든 넓든 쾌적하고 안락한 집에서 살아왔습니다. 그게 당연한 줄 알며 살아왔고 다른 사람의 안식처에 대해는 관심도 없을 만큼 무뎌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집다운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집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 평생 소원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집이라는 것에 흥미가 없어 건축시간이 많고 교육시간이 적은 것에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건축, 특히 집을 지어주는 것에 더 큰 시간과 노력을 할당한 것이 오히려 좋았고 감사했습니다. 후원자와 우리에겐 잠깐의 땀 흘리는 건축 봉사이자 기부일 수 있지만, 그들에겐 평생의 보금처일 수 있습니다. 삶에 있어서 집은 생각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집의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느꼈습니다. 


"서로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다"




“왜 신한카드 아름인인가?” 면접 당시 받았던 질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지어줄 수 있다는 말에 고민도 없이 아름인 해외봉사단을 지원했습니다. 많은 해외봉사단이 존재하고, 그곳에서는 교육, 문화, 건축 등 여러가지의 프로그램을 구성한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아름인 봉사단은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조사할 수 없었지만 도서관을 지어줄 수 있음은 분명히 명시돼 있었고, 아름인에서 하는 다른 도서관 프로그램을 참고했을 때 도서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듯 했습니다. 나의 어릴 적부터의 소망이 나만의 서재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남들보다 많이 읽어서 보다는 책의 소유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면 부자는 아니어도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현지의 아이들은 우리가 건축을 할 때도, 벽화를 그릴 때도 우리를 구경하거나 주위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물론 어릴 때는 노는 것이 최고이죠. 우리가 신기하고 좋아서 우리 곁에 맴도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바깥에서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며 그만큼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기 바쁜 모습과 엄청난 대조를 보였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바빠서 힘든 아이들보다는 백번 낫다고 생각했지만 빨리 그들에게 책과 도서관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솟았습니다. 우리가 인도네시아를 떠나면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독서의 기쁨을 맛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도서관의 실질적 건축은 우리가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마무리 되었고, 우리의 임무는 그곳에 아이들이 더 큰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예쁜 그림을 수 놓는 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도안은 안쪽 벽면 하나 뿐이였지만 학교의 부탁으로 도서관의 바깥면과 뒷칸의 벽들도 벽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이 벽화에 할당되었지만 그만큼 아름사랑 7기 하나하나의 손길이 정성스레 담긴 벽화였습니다. 벽화를 그리는 내내 붓질을 하고 있는 우리와 계속 함께해주며 응원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림 하나가 완성되면 환호를 지르고 좋아해주는 모습에 우린 더욱 힘을 낼 수 있었고 그럴 때마다 우리의 그림이 담긴 도서관을 선물해 줄 수 있음에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이 그곳에서 더 많고 다양한 꿈을 갖고 더 많은 상상과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도서관 개관식 때 아이들에게 신한카드 봉사단과 우리가 함께 만든 책가방과 학용품 등을 그들에게 선물했습니다. 머리에 가방을 쓰며 뛰어다닐 만큼 아이들은 행복해 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볼 수 없던 것을 보고,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고, 없었던 꿈이 생기거나 품고 있던 꿈이 더욱 더 크길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행복과 진심을 받기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도 아주 소중한 선물을 주고 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아주 조금은 놓입니다. 아이들이 그곳에서 책을 읽으며 벽화를 보고 있을 생각에 상상만으로도 벅차고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버킷 리스트가 생겼다"



순간 순간이 행복하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팀장님과 팀원들과 소리지르며 시멘트를 섞을때도 행복했고, 시원한 얼음을 서로에게 대며 쉴 때도 행복했습니다. 말도 안 통하는 아이들이지만 수건 돌리기를 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을 때도 행복했고, 비오는 날 현지인과 처음 듣는 노래를 함께 부른 것도 행복했습니다. 다 행복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방금 느꼈던 시간도, 흘러가고 있는 시간도, 바로 다가오는 시간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벅차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티자얀티 마을에 다시 가는 것입니다. 헤어짐이 두려워 차라리 정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을 떠났습니다. 나의 바람과 달리 정이 들어버린 그곳의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그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엔 부족했지만 서로 말 없이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이들의 감정이 나에게 전달되어 내 마음이 따뜻하게 물드는 느낌이랄까요. 직접 느끼지 않고서야 이 감정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행복할 수 있었고, 한 명 한 명의 미소와 행동과 말들이 우리에겐 정말 큰 선물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8일은 지금껏 느껴본 행복과는 전혀 다른 행복이었습니다. 비록 22명의 사람들과 아름인으로서 다녀온 티자얀티와의 느낌은 전혀 다르겠지만 그 때의 기억이 너무도 소중하고 의미 있어서 다시 한번 그곳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3년이내에 다시 한번 그 곳을 방문하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이며 꼭 이룰 것이라고 나와 약속해 봅니다. 지금도 집을 함께 지었던 홈파트너의 행복한 표정과 아이들의 티없이 예쁜 미소들이 생각납니다. 다시 인도네시아 티자얀티일 때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길 바라며!



"벅찬 기회"



나의 신한카드 아름인 해외봉사 지원동기는 “행복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행복 흘러 넘치도록 얻어왔네요! 많은 대외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고 스스로 자부해온 나였습니다. 아름인 7기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어떻게 그런 자만을 했을까 싶습니다. 친동생처럼 혹은 아들, 딸처럼 대해주시며,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해주시던 김요한 매니저님, 윤권중 팀장님, 박영주 대리님을 만날 수 있는 건 정말 큰 영광이자 복이었습니다. 

오글거리는다는 신조어가 생긴 이후로 요즘의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기 부끄러워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아름인 7기는 달랐습니다. 소위 맨정신에 아무런 도구 없이 20명이 서로를 칭찬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함께’라는 단어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2살 기억속에 인도네시아에서의 추억이 자리 잡은 것과 소중한 사람들을 얻은 것이 벅찰 정도로 이 기회를 제공해주신 신한카드와 해비타트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신한카드! 해비타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