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여행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상의 탈출구이자 휴식의 계기가 되어주는 '여행'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구글과 알바레즈 앤 마살(A&M)이 함께 발표한 보고서는 흥미로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앞으로 여행은 더 이상 일부의 사치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한 '필수품'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실제로 이 보고서는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 10명 중 7명이 여행을 떠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 4일 근무가 머지않은 미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여행'을 바라보는 태도와 관심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결제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2026년의 여행 트렌드를 전망해 보고자 합니다.

앞서 언급한 구글과 알바레즈 앤 마살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수명, 중산층의 확대, 그리고 경험소비를 우선하는 구조적 성장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해외 출국자 수는 2000년 대비 2025년에 2.3배 늘었고, 2050년에는 다시 2.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의 성장입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해외 출국자 수 상위 15위에 들지 못했던 한국이, 2025년에는 11위로 성큼 올라섰을 만큼 글로벌 여행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보고서는 2050년에 그 순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은 그만큼 다양한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불과 몇 년 전 코로나 시기를 떠올려 볼까요?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그때, 우리는 국내 호캉스와 '하이엔드 숙소'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풀빌라와 독채펜션이 새로운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처럼 여행은 대내외적 조건에 맞춰 끊임없이 그 모습을 바꿔갑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고유가·고환율이라는 새로운 외부 조건과, 여가와 여행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 속에서 또 다른 여행 트렌드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변화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실까요?

먼저 신한카드 데이터로 살펴보면,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결제 고객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였는데요. 환율과 고유가의 영향을 받아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근거리 해외여행'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반대로 여행자 비중이 하락한 국가는 어디였을까요? 유럽과 미주처럼, 높아진 항공 비용과 환율 부담이 큰 장거리 지역들이 두드러졌습니다. 결국 같은 흐름이 양쪽에서 동시에 읽히는 셈인데요. 멀고 비싼 곳은 줄고, 가깝고 부담 적은 곳은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소셜미디어로, 2026년 '여행' 관련 키워드 중 언급량이 급상승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여행에 담긴 감성을 들여다봤는데요. 급증한 키워드들은 흥미롭게도 서로 다른 두 가지 경향으로 나뉘었습니다. 하나는 천천히, 느리게, 골목 감성을 즐기는 소도시·뚜벅이 여행이 늘고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사람 많은 핫플에서 적극적으로 인증하고 체험하는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자는 긴장을 내려놓는 '코르티솔을 OFF'하는 여행, 후자는 즐거움을 끌어올리는 '도파민을 ON'하는 여행처럼 보였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같은 아시아 안에서도 결이 갈렸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소도시·뚜벅이 여행과 가깝게 언급된 반면, '상해'로 대표되는 중국은 '도파민' 여행과 함께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그럼 코르티솔은 끄고, 도파민은 켜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더 구체적으로 관찰해보겠습니다.

'소도시 여행'이 뜨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특히 일본에서 그 관심이 두드러지는데요. '소도시 여행'이라는 키워드의 소셜 언급량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고, '24년 반기 대비 '26년 반기에 약 80% 늘어날 만큼 관심이 뜨겁습니다. 말뿐인 관심이 아닙니다. 실제 여행객의 발걸음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요. '24년 반기 대비 '26년 반기, 일본 주요 소도시를 방문한 이용 고객 수는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소도시'에 열광하는 걸까요? 해당 도시들이 모두 최근 LCC에서 새롭게 취항지로 선택한 도시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소도시' 연관 감성을 살펴보면 ①고즈넉하다 ②평화롭다와 함께 ③저렴하다가 눈에 띄는데요. 여기서 두 가지 축이 동시에 읽힙니다. 하나는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하며 평화로운 '여유로움'을 지향하는 정서적 축, 다른 하나는 대도시의 높은 물가 대신 소도시의 합리적인 물가를 선호하는 현실적 축입니다.
이 현실적 축은 결제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대도시' 대비 '소도시'의 인당 이용액을 지수화해 보면, 소도시 쪽이 확실히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연령대입니다. 소도시 여행객을 들여다보면, 대도시 대비 50·60대 비중이 17.6%p 높게 나타나는데요. 평화와 고요를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이 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자극을 덜고, 밀도를 낮추고, 비용 부담까지 내려놓는 무자극·저밀도 소도시 여행. 벌써 떠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자동차 없이 떠나는 국내 '뚜벅이 여행',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부쩍 많이 보이는 여행 방식입니다.
뚜벅이 여행이 일반 여행과 가장 다른 점은 '산책'과 '소품샵'의 비중이 커진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 많은 맛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부지런히 즐기는 것이 일반 여행의 즐거움이라면, 뚜벅이 여행은 효율적인 동선 안에서 바닷가를 천천히 걷고, 잠시 멍을 때리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샵에 들러 기념품을 고르는 — 유유자적하고 소박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핵심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뚜벅이 여행은 코르티솔 OFF 트렌드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빽빽한 일정과 경쟁적인 동선이 만드는 긴장(코르티솔)을 덜어내고, 걷기·멍때리기·작은 발견의 여유로 채우는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의 대표 수혜지가 바로 목포입니다.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언급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내 관광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곳인데요. 목포는 '24년 하반기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논골담길'이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으며 언급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26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비수기인 겨울에도 언급량이 꺾이지 않는다는 점이 '확실한 대세 관광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일출 + 레트로 골목(논골담길) + 카페·소품샵 감성 + 항구 먹거리, 이 네 박자가 결합된 소도시 감성여행의 대표 사례입니다.
목포의 부상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소품샵입니다. 신한카드 데이터로 살펴보면,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소품샵 결제 건수가 2,113% 증가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결제 연령대인데요. 목포의 음식점은 전 연령대가 고르게 찾는 반면, 소품샵은 2030세대가 74%를 차지합니다. 산책과 소품샵 쇼핑으로 이어지는 '한가한 감성 여행'의 동선을 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왕홍 체험과 디즈니 크루즈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는, 여행 트렌드로 읽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인데요. 여행에서도 이 흐름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핵심은 '체험'입니다. 여행 연관 '체험' 언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여행에서 즐기는 체험의 '결'까지 달라지고 있는데요.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여행 연관 체험 중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바로 '왕홍' 체험이었습니다. '왕홍'이란 '인터넷'과 '유명인'을 뜻하는 중국어의 합성어로, 소셜미디어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규모 팬덤을 형성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인플루언서를 가리키는데요. 중국 여행에서 화려한 화장과 의상으로 직접 '왕홍'이 되어 보는 체험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신한카드 데이터로 살펴보면,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중국 여행자의 성별 비중 변화에서 여성 여행객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홍' 체험은 여행에서 '몰입'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잘 보여주는데요. 비슷한 맥락에서, 이제는 여행지 자체가 하나의 '몰입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 테마로 여행객을 완전히 빠져들게 하는 테마형 크루즈가 대표적인데요. 실제 크루즈 언급량 변화를 살펴보면 디즈니 크루즈가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657%나 증가했고, 알래스카 크루즈와 불꽃 크루즈 등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화려하게 변신하든, 테마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든. 결국 사람들이 찾는 것은 일상에서 벗어나 푹 몰입하는 '극단적 도파민' 경험인 셈입니다.

영화 속 그 핫플레이스, 이제 부모님과 함께 '26년 상반기 최고의 인기 키워드를 꼽는다면, 침체된 영화계에서 1,6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킨 '왕과 사는 남자', 그리고 요식업계에 디저트 붐을 일으킨 '두쫀쿠'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흥미롭게도, 도파민 가득한 이 두 테마는 스크린과 접시를 넘어 '여행'으로까지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촬영지로 주목받은 '영월', 그리고 두쫀쿠에서 버터떡으로 이어지는 '떡집' 열풍의 중심지 '공주'가 바로 그 무대인데요. 두 도시의 여행 연관어를 들여다보면 '핫플레이스'라는 공통점은 예상대로지만, 그 옆에서 다소 뜻밖의 키워드가 함께 포착됩니다. 바로 '부모님', 그리고 '모시고 가다'입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설 연휴에 부모님 모시고 보기 좋은 영화였다'는 평을 들었던 것처럼, 영월 여행 역시 인기 여행지의 역사적 장소를 부모님과 함께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신한카드 데이터로 살펴보면, 영월과 공주의 '24년 1~5월 대비 '26년 1~5월 60대 이상 외지인의 방문 비중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핫플레이스'는 나 혼자 즐기는 공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줄을 서고, 함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기는 여행. 도파민은 이렇게 가족이라는 더 큰 울타리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잘 노는 게, 잘 일하는 것만큼 중요한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코르티솔 OFF' 여행과 '도파민 ON' 여행. 언뜻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두 흐름은 하나의 지점에서 만납니다. 바로 달라진 외부 환경에 맞춰, 자기에게 꼭 맞는 여행을 스스로 설계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인데요.
고유가·고환율이라는 조건 속에서 누군가는 가까운 소도시의 골목에서 고요함을 충전하고, 또 누군가는 핫플에서 인증과 체험으로 즐거움을 끌어올립니다. 긴장을 끄든 즐거움을 켜든, 결국 두 여행 모두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떠나는 여행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사치가 아니라, 더 잘 살아가기 위한 '필수품'에 가까워지고 있는데요. 잘 쉬고 잘 노는 것이, 잘 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진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코르티솔을 끄는 고요한 소도시든, 도파민을 켜는 화려한 핫플이든, 올여름 나에게 딱 맞는 한 번의 여행을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선택 하나가, 지금의 나를 조금 더 건강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TREND > Trend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데이터로 살펴본 2026년 웰니스 트렌드 (1) | 2026.05.14 |
|---|---|
| 데이터로 살펴본 외식 트렌드 : 경험 콘텐츠가 된 파인 다이닝 (0) | 2026.03.12 |
| 2026년 주목할 만한 소비 트렌드 키워드 'WISE UP' (0) | 2026.01.22 |
| 새로운 일상의 필수템, 생성형 AI 정기 구독 (0) | 2025.10.22 |
| 요즘 추석 어떻게 보내세요? (0) | 2025.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