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날들은 가고, 선선한 바람이 스며드는 계절. 천천히 다가오는 가을을 소담한 찻잔에 찻잎을 띄워 차분히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요? 따뜻한 차 한잔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찻잎이 품고 있던 색을 천천히 풀어내고, 향기를 올려보내는 것처럼 우리 안의 가을도 그렇게 잔잔히 번져가길 바라며, 오늘은 가을 분위기와 꼭 어울리는 티하우스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차를 마시는 일은, 차차 나아지는 것
차차티클럽 창신한옥
종로의 골목길을 거닐다 만나는 찻집은 고즈넉한 분위기와 함께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차차티클럽 창신한옥점 또한 전통 한옥 분위기를 살린 카페로, 다양한 차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종로의 대표 찻집 중 한 곳인데요. ‘결과물로서의 차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과정으로의 차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곳은 차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차 한 잔을 즐기는 일이 우리로 하여금 일상의 속도를, 소중한 것의 순서를 재정비하고 회복해 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차에 대한 깊은 철학과 함께, 맛과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티하우스 차차티클럽. 신카지기는 수미(백차), 봉황단(우롱차)에 곶감 치즈 살라미를 곁들였는데요. 수미는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백차로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 주었고, 봉황단은 깊은 향을 머금은 우롱차라 한 모금마다 여운이 길게 남았어요. 여기에 곶감 치즈 살라미가 더해지니, 차 한 잔의 맛이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차를 우리는 방법을 친절히 설명받고 직접 차를 우려 보는 경험은 우리 안에 납작해져 있던 많은 것들을 수면 위로 부풀어 오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옥 사이사이,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차와 나만의 시간을 마주하는 풍경에 차차티클럽은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46가길 13
* 영업: 매일 오후 1시~오후 10시 (주말은 오전 11시부터 영업 시작)
* 문의: 070-4239-0713 / https://www.instagram.com/chacha_willbegood
감정을 처방하는 뜻밖의 다정
아도 티하우스
언제부터 “차 한잔할까요”의 ‘차’가 커피로 대체되었던 걸까요? 자신만의 고유한 멋을 지닌 상점이 많은 문래동에 위치한 찻집 아도 티하우스는 우리에게 ‘차’가 지닌 매력과 미처 몰랐던 기능을 전해주는 다정한 공간입니다. 손님이 그날의 마음과 감정 상태를 적어내면 맞춤 차를 처방해 주는 큐레이션 찻집인데요. 작은 차 박물관에 온 듯한 이곳은 1층 티 bar와 2층 다락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층은 워크인으로 이용할 수 있고, 2층은 예약제로 운영이 되는데요. 아늑한 다락방에서 차를 즐기면, 한층 더 깊고 풍성한 감각을 깨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도 티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인 감정차는 지금 나의 감정과 마음이 어떤지,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은지 차방전을 통해 섬세하게 물어보며 한 사람 한 사람 최선의 차를 처방해 주는 시스템이었어요. 잠시 잠깐 나의 감정에 머물며 내 안에 숨어 있는 마음을 헤아려보는 데에 차가 큰 마중물을 해주었답니다. 차만 즐기는 것이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은 티 맛을 한층 더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단정하고 달콤한 티 젤라또를 곁들이는 것을 추천해 드릴게요! 우롱차와 말차, 그리고 패션후르츠 청이 들어간 젤라또는 감정차로 마음을 다스린 것만큼이나 잊지 못할 맛이었거든요.
* 주소: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2가 17-1
* 영업: 매주 월~금요일 / 오후 2시~오후 10시 / 주말 낮 12시~오후 10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문의: 0507-1364-7490 / https://www.instagram.com/a.do.official
은은함을 되찾는 시간
산수화티하우스
‘힙하다’는 느낌은 꼭 독특하고 근사한 것에서만 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남동에서 차분히 차를 즐기는 풍경이야말로 지금 가장 힙한 장면일 수도 있으니까요. 산수화 티하우스는 기본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공간입니다. “좋은 차는 좋은 산에서 나며, 좋은 차는 좋은 물로 우려야 차의 맛과 향이 조화롭고, 마침내 맛있는 한 잔의 차가 됩니다.“이 한 줄의 문구에서부터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이곳은 2014년 한남동에 문을 열어 다양한 차와 다구들을 경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차 전문점입니다. 차를 마시고 구매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차를 알아갈 수 있는 티클래스를 포함한 여러 문화 프로그램들을 함께 만날 수 있어요.
도심 속이지만 소란한 일상을 은은한 차 향으로 한 겹 덧씌워주는 산수화 티하우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차와 다과를 즐겨보았는데요. 신카지기는 각각 유기농 한국 하동 자닮황차와 2016 운남 이무 고수백차, 지리산 정총철관음을 마셔보았어요. 첫 잔은 차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므로 따라 버리고, 두 번째 잔부터 각자의 차를 천천히 음미해 보는 시간이 무척 평화로웠습니다. 혼자 책을 읽거나 여러 생각들을 정리하며 나만의 사색을 만끽하러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수화 티하우스는 떡을 먹으러 온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다과도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니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오늘의 떡’과 단아하고도 화려한 맛이 일품인 ‘모나카 플로랑탱’을 함께 즐겨 보시길 추천합니다. 원활한 방문을 위해서 예약이 필수가 된 곳이지만, 차를 통해 평소와 다른 느낌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경험은 올가을을 여느 해와는 다르게 기억하도록 해줄 거예요!
*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21-14
* 영업: 매주 화~토요일 / 낮 12시~오후 7시 (일~월요일 정기휴무)
* 문의: 02-749-3138 / https://www.instagram.com/sansuhwatea
찻집들은 늘 ‘이 길이 맞나?’ 싶은 골목 끝에서, 마법처럼 불쑥 나타나곤 합니다. 그 여정은 마치, 우리 각자의 일상도 녹록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쉼의 순간이 있다는 걸 말해주는 듯해요. 차를 한 모금씩 천천히 음미할 때마다, 마음과 혀끝에는 은은한 불빛이 켜지는 듯한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이 드는데요. 올가을, 티하우스에서 그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간을 여러분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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