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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라이프

‘食’에 빠진 에코 세대 - 쿡방 전성시대의 숨겨진 내막

최근 유명 셰프들이 출연하는 일명 ‘쿡방’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주 시청 계층은 20~30대의 에코 세대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이런 방송을 통해 팍팍한 현실에서 위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실제 먹을거리 관련 소비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에코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이라는 관점에서 메아리, 즉 에코(Echo) 세대라 칭합니다. 한때 밀레니엄 세대, Y세대로 불리던 1,000만명에 육박하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1979~1992년 출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고도성장기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미래를 준비한 부모 세대와 달리 저성장·저취업 시대를 살고 있으며 미래보다는 현재, 저축보다는 소비지향적 특징을 보입니다. 컴퓨터를 접한 첫 세대로, 각종 정보를 얻고 즐기는 데 ICT를 적극활용한다. 또 서구적 개인주의에 익숙하며 합리적 소비를 지향합니다.  


   에코 세대의 식생활 소비 특징


특히 에코 세대는 먹을거리 소비에서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와 차별된 행태를 보일 뿐만 아니라 동 세대 내에서도 소득 수준에 따라 상이한 특징을 보입니다. 세대 간을 비교해보면 베이비붐 세대가 ‘한 끼 때우는’ ‘요리는 여자가’ ‘함께’ 등으로 축약된다면 이와 대조적으로 에코 세대는 ‘미식’ ‘남자도 요리’ ‘홀로’ 등으로 대변됩니다. 에코 세대는 성장기부터 외식에 친숙했고 유학·여행 등으로 해외 식문화에 대한 식견도 높아 외식의 빈도나 다양성에서 베이비붐 세대를 능가합니다.


한편 에코 세대 내에서도 골드미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등으로 대표되는 고소득 계층은 식소비를 개성 표출이나 여가 수단으로 여기는 반면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등 저소득 계층은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소득층은 ‘작은 사치’나 ‘SNS를 통해 보여주기 외식’ 관점에서 고가의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반면 저소득층은 저렴한 가격에 혼자서 빠른 시간에 식사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나 배달식을 선호하는 차이를 보입니다. 일례로 에코 세대 고소득층은 10만 원 전후 가격대의 고급 일식당 초밥이나 유학파 셰프가 요리하는 프렌치·이탈리아 정식을 즐깁니다. 반면 저소득층은 배달식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적인데, 최근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모바일 배달 주문 앱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특징을 반영합니다.



   웰빙, 요리 그리고 신속, 편리 우선 


또 에코 세대 고소득층에서는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소득 남성들은 요리를 일상생활의 일부로 여기는 여성과 달리 요리를 일종의 ‘여가 활동’으로 간주해 고가의 조리 장비나 식재료에 대한 지출에도 전향적입니다. 한편 저소득층 에코 세대의 경우 간편식과 반가공식을 활용해 외식 분위기와 맛을 내는 이른바 ‘집밥’ 조리법이 방송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최근 이러한 식품류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핵가족화가 진전되면서 소량 구매가 에코 세대의 전환적인 특징이 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직접 신선도를 확인하며 구매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에코 세대는 신속성·편리성에 무게를 둔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소량 판매 위주인 편의점 판매액은 올해 5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반면 마트는 8.7%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에코 세대의 온라인(모바일 포함), 홈쇼핑 등 非대면 채널을 통한 식품 구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문의 신속성·편리성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의 당일 배송, 편리한 반품 시스템 등 고객 편의 제도를 정착시킨 것도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에코 세대 입맛을 충족시키는 맛있는 마케팅 


20~30대가 경제 활동 인구의 37%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에코 세대의 식문화 관련 트렌드와 마케팅 활용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에코 세대 내에서도 소득에 따라 식소비 및 소비 유발 원인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바, 마케팅 유효성 제고를 위해 고객 특성별로 좀 더 세분화된 분류와 정교한 분석이 요구됩니다. 



선임연구원 음정훈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 본 포스팅은 신한금융그룹 프리미엄 매거진 PWM 2015년 겨울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