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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금융노트

샤오미 행보의 시사점 『대륙의 실수? 진격의 샤오미!』

글로벌 이슈-샤오미 행보의 시사점

『대륙의 실수? 진격의 샤오미!』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인 샤오미가 최근 미국 전동 스쿠터 회사 세그웨이를 인수하며 미국에 진출했습니다. 또 자사 스마트밴드를 활용해 웨어러블 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사업 행보를 펼쳐나가고 있구요. 샤오미의 이러한 변화가 어떤 점을 시사하는지 알아볼까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시작한 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샤오미 제품들은 자체 개발한 ‘미유MIUI’라는 운영체계(Operating System)가 탑재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들이 하나로 연결됩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자사의 상품군과 이를 이용하는 1억 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신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홈 오토메이션과 모바일 서비스로 확장   

최근 샤오미는 가전, 헬스 케어, 조명 등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샤오미의 플랫폼인 ‘미유’를 통해 이들 기기를 연결하고 원격 통제할 수 있는 홈 오토메이션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샤오미는 스마트폰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일상생활 정보를 축적해 다양한 타깃 마케팅에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샤오미는 홈 오토메이션의 빠른 확산을 위해 핵심 기능에 충실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신규 제품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모델하우스에 홈 오토메이션 쇼룸을 설치해 고객 체험을 유도하고 있구요. 샤오미의 홈 오토메이션이 구현되면 거주자의 건강, 위치, 소비,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정보를 축적할 수 있고, 이를 신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또 샤오미는 자사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게임, 영화 등 콘텐츠 서비스뿐 아니라 배달, 숙박, 콜택시, 대리운전 등 일상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O2O 서비스까지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상을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활용해 샤오미는 중장기적으로 홈 오토메이션과 모바일 서비스의 연계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일례로 고객의 냉장고에 특정 상품 재고가 부족할 경우, 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플랫폼을 통해 주문·배달 서비스로 연결되는 서비스도 구현 가능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모바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샤오미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는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치열한 핀테크 전쟁에 뛰어든 샤오미 

최근 샤오미와 알리페이가 스마트밴드를 활용한 웨어러블 지급 결제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과 모바일 결제 시장의 두 지배적 사업자 간 첫 번째 업무 제휴가 성사되었습니다. 샤오미가 알리페이 웨어러블 결제의 파트너로 선택된 것은 알리페이가 샤오미 플랫폼의 규모와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높이 샀기 때문입니다. 샤오미도 이번 제휴를 통해 자사 플랫폼 이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샤오미와 알리페이가 추진하는 웨어러블 결제는 알리페이 결제 시 필요한 비밀번호 입력 절차를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밴드의 신체 정보 확인으로 갈음하는 것으로, 결제를 좀 더 신속· 간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알리페이는 애플페이, 삼성페이의 지문인증 결제 확산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샤오미가 조만간 출시할 스마트워치에도 알리페이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리페이는 8억 명 이상의 이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어 이번 제휴가 1억 명 수준인 샤오미의 고객 규모 확대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샤오미는 2014년에 P2P 대출업체인 지무허즈의 유상증자에 406억 원 규모로 참여했으며, 2015년 7월에는 중국의 대표적 농업 기업 신시왕, 유통 그룹 훙치 체인 등과 공동으로 민영은행을 설립했습니다. 향후 샤오미는 자사의 플랫폼을 영업 채널로 활용해 개인 대출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샤오미의 민영은행은 모바일에 특화된 인터넷 전문 은행 형태로 전망하고 있으며,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TV 등 자사 제품 판매에 대출 서비스를 연계함으로써 유효 수요를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자 수익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바뀌어가는 금융 패러다임, 샤오미의 시사점

샤오미는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플랫폼 규모를 다시 확대하는 선순환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플랫폼 기반 핀테크(FinTech)* 업체들과의 경쟁에 직면한 금융권도 자체 플랫폼의 서비스 다양화 및 활성화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 샤오미가 홈 오토메이션과 모바일 서비스 등 자사 플랫폼 특성에 부합하는 영역부터 사업을 확장하고, 시너지 창출이 용이한 타 업종 플랫폼과 우선적으로 제휴를 추진하는 점 등은 유념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IT 서비스 기업들의 핀테크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ICT, 유통 등 다양한 비금융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고유 플랫폼에 지급 결제 서비스를 추가하며 금융업에 진출 중이구요. 그동안 파트너 관계에 있던 금융과 IT가 ‘핀테크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대표적 플랫폼인 모바일 뱅킹과 결제 앱은 금융 서비스에만 한정되어 있어 열세인 바, 이와 관련한 금융권의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파이낸스(Finance)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 간 결합을 말한다. 



consultant 음정훈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 본 포스팅은 신한금융그룹 프리미엄 매거진 PWM 2016년 여름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