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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Trendis

당신의 마음을 훔친 Rising 유통산업

유통산업은 우리 소비생활과 가장 밀접한 업종이라 할 수 있죠. 가치관 및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선호하는 유통매장도 달라지기 마련인데요. 최근 H&B 스토어와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이 소비자들의 생활 깊숙이 들어오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기존의 소비환경 속에서 해당 유통업종들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와 그 특징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러한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신한 트렌드연구소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코덕*들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H&B 스토어는 지난 5년간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보이며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해외 브랜드 또는 SNS에서 입소문난 인기 아이템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H&B 스토어만의 특징 덕분인 것 같고요. 백화점보다는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장점 또한 구매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네요.

* 코덕 : ‘화장품(Cosmetic)’과 덕후’의 합성어로 화장품, 화장법 등에 대한 지식이 많고 관심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

그렇다면 이와 같은 쇼핑공간에는 어떤 소비자들이 방문하는 걸까요? 주요 소비층은 여성과 20대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아직까진 뷰티용품 위주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듯 한데요. 최근에는 남성과 중년층의 이용 또한 부쩍 늘어나며 소비층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외모도 자기관리의 일부로 여기며 패션 및 뷰티 소비에 적극적인 그루밍족과 젊고 멋지게 살고자 하는 꽃중년의 영향력이 큰 것 같고요. 식음료 및 각종 생활용품 등 제품구색의 다양화로 원스톱 쇼핑공간으로의 변화를 시도하는 H&B스토어의 전략 또한 이용 연령층 다양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네요.

또한 최근 플랜테리어*, 데스크테리어*, 오피스템* 등의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집, 사무실 속 개인공간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데요.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은 저렴하고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별 소비층은 여성비중이 높아 H&B 스토어와 유사한 모습이고요. 연령별로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이용이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주된 이용층이 20대였던 H&B 스토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 플랜테리어 :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이나 화분을 이용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것
* 데스크테리어 : 책상(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취향, 개성에 따라 자신의 책상을 꾸미기 위한 것
* 오피스템: 사무실(Office)과 아이템(Item)의 합성어로 사무실을 꾸밀 수 있는 제품

뿐만 아니라 연령별 이용 증가율은 5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향후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 가능한 세대임을 확인할 수 있고요. 세련되고 개성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는 젊은세대 뿐만 아니라 고령층에서도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H&B 스토어와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의 이용행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5년간 1만원 미만의 소액 지출건 및 월 평균 매장 방문수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방문은 자주하되 지출은 적어지는 소소한 소비패턴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경험하기 힘든 거창하고 화려한 이벤트보다 사소하지만 자주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감에 가치를 두는 삶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떠오르는 유통매장의 이용행태 속에서도 소소한 일상의 재미와 즐거움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H&B나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을 중심으로 소소한 소비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작년부터는 ‘탕진잼’이라는 색다른 소비현상도 등장하고 있는데요. 탕진잼은 문구류, 인형, 생활소품 등 저렴한 제품을 마음껏 소비함으로써 탕진하는 재미를 느낀다는 뜻으로, 시발비용*, 홧김비용*과 함께 일상 속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소비로 해소하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에서 많이 엿볼 수 있고요. 특히 20대가 주도하고 있어 주목해 볼만 합니다. 탕진잼 현상은 소비가 개인의 심리적 만족과 안정감을 위해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런 현상이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시발비용 : 비속어 ‘시발’과 ‘비용’을 합친 단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을 뜻함
* 홧김비용 :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소비하는 즉흥적인 소비

지금까지 빅데이터를 통해 요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H&B 스토어와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의 소비행태를 살펴보았는데요. 해당 업종의 이용특징을 통해 거창한 소비보다는 적은 지출로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었고요.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및 불안감 완화 등 제품의 기능적 효용을 넘어 개인의 ‘행복’과 같은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한 변화인 것 같습니다. 이는 유통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이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