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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Trendis

디지털의 바다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날로그 가치

요즘은 디지털 홍수의 시대입니다. 스마트폰, 플랫폼, IoT, AI 까지 세상은 온통 디지털 화두로 휩싸여 있죠. 그렇지만 최근 이와는 반대되는 흐름이 등장하고 있어 흥미로운데요. 바로 아날로그 가치의 부활입니다. 최신의 것을 쫓던 우리 사회가 익숙한 옛 것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는데요. 

디지털 시대에 재조명 되기 시작한 아날로그, 어떤 모습으로 주목 받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아날로그 트렌드는 최근 문화예술계에서 불고 있는 복고 열풍에서 잘 나타나고 있는데요. 응답하라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재개봉 하는 영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업계도 예외는 아닌데요.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 삼선무늬 트레이닝복 등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옛 것을 멋스럽게 재해석한 새로운 아날로그 문화가 주목 받고 있는데요.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한복, 골목길, 책방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조금은 불편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느끼게 해준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아날로그적인 가치의 부활. 과연 누구로부터 시작되고 있을까요? 

신한카드 빅데이터에 따르면 최근의 아날로그 트렌드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중장년층 세대 보다는 디지털로 무장한 젊은 세대인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를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가 아날로그 감성이 깃든 공간의 운영자가 되는 경우가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데요, 무엇 때문일까요? 오래된 공간이 주는 복고 감성과 젊고 세련된 감각을 조합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창조하는 것에 대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오래되고 낡은 것에 대한 불편함과 느림을 오히려 지금과는 다른 차별적인 요소로 생각했고, 이를 창의적으로 발전시켰는데요. 

여기에 디지털 생태계에 익숙한 젊은층이 이러한 새로운 경험들을 SNS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호응을 이끌면서 아날로그 문화가 더욱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 창업자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아날로그 공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동네 책방이나 만화카페의 2030대 창업자 비중이 4년 전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젊은 창업자가 책방을 운영하면서 단순히 책만 파는 장소에서 모임을 하거나 책을 보면서 식사·디저트를 즐기는 카페형 책방으로 젊게 변화되는 모습입니다.

또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골목길 상권을 개척하는 창업자들 중 20~30대 젊은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성수동, 문래동 등 지역에서 낡은 공장이나 창고, 컨테이너 등을 카페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주로 예전에 성장이 더딘 낙후된 상권이었는데요. 정부가 이러한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고 더불어 청년 실업도 해소 하기 위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젊은 아날로그 창업자가 골목길 상권의 개척 활로를 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날로그 문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세대도 젊은층 이었습니다. 

복고 열풍으로 대표되는 한복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한복을 구매하거나 대여한 사람을 살펴보면 20~30대가 전체 연령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가 최근 2년 사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이용 성장률을 보였는데요. 20대는 한복이 자신의 독창성을 표현해주는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을 새로운 놀이문화로 창조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의 관심으로 한복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다른 세대의 이용 증가로 이어지는 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또한 길이 좁고 불편하지만 한옥 등 아날로그 느낌을 살리면서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골목길 상권에도 젊은 세대가 열광하고 있는데요. 차가 들어가기도 힘든 좁은 골목길인 익선동 한옥마을 거리에 최근 한옥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생기면서 젊은층이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경험 공유를 즐기는 디지털 세대가 옛 한옥의 아름다움을 담은 인증샷을 SNS에 올리고 홍보하면서 더욱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핫플레이스로의 변화이죠. 

20대를 중심으로 급격히 이용이 증가하고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며 이는 전 연령층의 관심으로 전파 되었는데요. 부모 세대까지도 아날로그 골목을 찾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젊은 세대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부모 세대는 옛 서울의 모습을 그리워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두 세대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아날로그 가치가 전 연령대의 감성적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공통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2030대 디지털 세대가 아날로그를 새로 부활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우시죠? 왜 일까요? 디지털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이 아날로그적인 옛 것을 그리워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아날로그란 유니크함 그 자체일 수 있습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 새로운 것이죠. 특히 이 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보다 개성적이고 독특한 것을 찾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데요. 이러한 특징을 가진 2030세대에게 아날로그가 매력적인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겠죠. 

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의 부상은 소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아날로그를 언급할 때 이와 상반되는 디지털 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과거를 대표하는 아날로그와 현재를 대표하는 디지털은 그만큼 뗄 수 없는 공존의 관계를 유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파도에서, 그 동안 잊혀졌던 아날로그적 가치가 잔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디지털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융합된 새로운 복합 가치가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도 아날로그를 활용하여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려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는데요. 현대식 복합몰이나 백화점은 골목길, 재래시장 컨셉을 매장에 도입하고 있고, 한 트렌디한 패션아이템 기업도 북촌에 있는 50년 된 목욕탕을 리모델링하여 쇼룸으로 멋지게 재탄생 시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완전한 과거도 아니고 완전한 현재도 아닌 과거와 현재의 콜라보레이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느림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골목길에 등장한 모던한 카페와 상점들, 이색적인 아날로그 경험들… 이러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콜라보레이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가치를 가장 먼저 개척하고 확산시킨 주체가 디지털이 친숙한 젊은 2030세대 이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