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기대하는 新소비공간,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요즘 대학생들은 어디서 만날까요?” 대학가 지하철역 근처 빵집과 패스트푸드점, 서점은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친구를 만나기 전 시간을 보내는 대표적 약속 장소였습니다. 2018년 대학생들에게 물었더니,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이하; H&B 스토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학교 근처와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주요상권 ‘명당’ 자리에 H&B 스토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대학이 밀집해 있는 신촌역 근처에만 십여개가 모여 있습니다. 대학생들의 만남의 공간이자 새로운 소비 공간인 H&B 스토어에서 나타나는 소비 특징을 다음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H&B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첫번째로 구매에 대한 부담 없이 들릴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H&B 스토어 이용경험이 있는 응답자중 76%는 구매의사가 없이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이들 중 상당수는 H&B 스토어 안에서 머물다가 즉흥적인 소비를 했다고 응답했는데요. 구매금액에 대해서는 5천원에서 15천원 사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40%로 가장 많았습니다. 

두번째로 H&B 스토어는 이미 대학생들에게는 익숙한 만남의 공간으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55%)이 자신의 활동지역 내 H&B 스토어의 위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약속장소나 놀이장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지인과 함께 방문한적이 있다고 응답한 대학생들도 53%로 매우 높았습니다.

대학생들의 H&B 스토어 소비행태를 살펴볼까요? 

먼저, 대학생들이 언제 H&B 스토어를 많이 이용하는지 살펴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래프를 보시면 3월과 9월, 6월과 12월에 이용건수가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때는 바로 학기가 시작되거나 끝나는 시점이고, 대학생으로서 일상의 환경이 변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용품들을 구매하는 유통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대학생들에게 H&B 스토어는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고, 일상 생활용품들을 구매하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이는 H&B 스토어의 위치에 따라 방문 목적이 다르게 나타난 설문결과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번화가 지역의 H&B 스토어는 구경하고 싶어서 방문하거나(37%), 시간이 남아서(29%) 방문한 경우가 많았고, 집 주변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러 방문(42%)하는 경우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성별에 따른 H&B 스토어 이용 차이가 있을까요? 신한카드 빅데이터로 살펴보니 이용회원 비중은 여학생이 86%로 절대적으로 높았는데요. 건당 이용금액은 여학생이 13,800원, 남학생이 14,200원으로 약간 높게 나타났습니다. 

어떤 물품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메이크업 제품 비중이 높은 여학생들과는 달리 남학생들은 식/음료 등 여러 제품들을 고르게 응답했는데요. H&B 스토어에서의 이용 품목들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여학생만큼은 아니지만 메이크업/바디용품 등 뷰티 관련 용품들의 비중이 높아 선물 수요 외에도 남학생들의 美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베이 조사 및 신한카드 빅데이터에 나타난 대학생들의 H&B 스토어 소비를 살펴보았습니다. H&B 스토어는 젊은 대학생들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장소로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H&B 스토어는 편의점 시장 대비 규모는 작으나, 공간 가치가 부각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H&B 매장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화장품 뿐 아니라 남성 미용용품, 생활용품 등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생겨날 유통산업 변화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앞에서 살펴보았듯 대학생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서 자리잡은 新소비장소인 H&B가 펼치는 마케팅과 적극적인 시도들을 통해 앞으로의 시장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