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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년 나홀로 가구 전성시대

1980년도에는 한 집에 3대가 거주하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흔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한국의 전통적인 가구의 형태가 바뀌고 있는데요. 2000년 이후부터는 고령화와 비혼 현상이 심화되면서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27.2%(518만 가구)*를 차지하는 등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고령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1인 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1인 가구의 형성 원인은 젊은 세대의 경우 주로 독립이나 미혼으로 인해 이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령층이 높아지면 직장이 지방으로 이전하여 거주지를 옮기게 되거나, 자녀의 유학으로 인한 가구 구성원들의 해외 거주 등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1인 가구가 형성 되기도 합니다. 



1인 가구의 소비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1인 가구의 소비심리와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중 이번에 소개해드릴 1인 가구는 최근에 주목 받고 있는 ‘4050대 중장년층’입니다. 4050대 1인 가구는 1인 가구 전체의 약 33%*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소득에 비해 소비 활성화가 필요한 집단인 4050대 나홀로 가구의 소비 특징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의 소비 특징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요.

첫째, 소득 수준과 경제적인 만족도는 높지만 실제로 소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현재의 소득 부족 때문이라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경제적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에서 불편함과 외로움을 느끼며, 함께하는 여가활동에 대한 소비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여가와 쇼핑 등 능동적인 소비 활동을 통해 감성적인 외로움을 채우려 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마지막으로, 중장년층 여성은 남성보다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성은 여가와 쇼핑 활동을 활발히 즐김으로써 외로움을 느끼는 감정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감성적인 측면과 소비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중장년층 1인 가구는 높은 소득으로 인해 경제적인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중 50대의 실제 소비는 이와 반대로 다른 연령 대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은퇴 시점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향후 노후 생활을 대비하고자 현재의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비 행태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의료와 교통 등의 소비는 유지하면서 선택적인 외식과 쇼핑의 소비를 줄이며 전반적인 지출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번째로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적인 만족도와 반대의 결과를 보였는데요. 중장년층 1인 가구가 감성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2030대 젊은층과 4050대 중장년층 모두가 혼자하는 생활 중에 밥먹기를 가장 불편하다고 응답했습니다. 1인 전용 식당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거나 2인 이상 주문해야 되는 메뉴도 있고 아직 혼밥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여가활동에서의 차이인데요. 밥먹기나 일상활동과는 달리, 여가활동을 혼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장년층이 2030대보다 훨씬 불편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2030대에게는 혼자 여행을 가고 취미활동을 하는 등의 여가활동이 덜 어색한 반면, 중장년층은 ‘함께 하는 여가’ 활동을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총 소비 중 여가활동 비중이 5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요. 그 여가활동의 대부분이 함께 하는 활동중심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중장년층 1인 가구 전체의 정서적인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는데요.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정서적 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이는 소비와도 상호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쇼핑 소비 비중이 4050대 남녀 전체는 젊은 세대 대비 낮았으나, 성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여성은 쇼핑과 여가의 소비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는데요. 활동적인 생활을 할수록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고 쇼핑, 여가 등 능동적인 소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적인 여유와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층 1인 가구 여성이 젊은 세대 이상으로 자신의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중장년층 1인 가구 남성은 교통과 의료 관련 지출이 높은데, 이는 여성에 비해 쇼핑, 여가를 혼자 즐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 외의 필수적 소비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장년층 1인 가구는 남녀에 따라 전혀 다른 생활 패턴을 보이고 있네요.



그동안 1인 가구라고 하면 주로 젊은 세대를 먼저 떠올리고, 중장년층은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외식, 여가 등 소비 잠재력이 높은 꽃중년 나홀로 가구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나를 위한 자기계발, 취미, 여행 등을 적극적으로 하며 꽃다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중장년층 나홀로 가구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이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의 등장도 주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