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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가 일상이 되는 여가의 시대

몇 년 전만 해도 여가는 주말에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가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중요성 또한 높아짐에 따라 여가생활이 점차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평일을 여가의 주 무대로 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요. 잦은 원거리 외출 등 주말을 보다 역동적으로 보내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층 사이에서는 ‘놀기 위해 일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일보다 여가생활을 우선시하는 모습들도 자주 포착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여가가 삶의 수단을 넘어 목적이 되는 ‘여가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실제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다음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가생활이 보다 일상화되는 가장 주된 요인은 여가에 대한 변화된 인식입니다. 즉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일 중심’에서 ‘일-삶의 균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인데요. 요즘 직장인과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선 일–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실제 SNS상에서도 워라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함께 언급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요. 이와 더불어 유연 근무제, 안식휴가, 주4일제 등 정부와 기업 또한 균형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으로 보다 여가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것도 여가생활이 일상화되는데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소비데이터에 나타난 여가 생활의 변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먼저 평일 여가 문화를 살펴보면 영화, 호텔 등 여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업종들의 평일 이용고객 수가 최근 2년간 눈에 띄게 증가하였습니다.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인 영화는 수요일 증가폭이 유난히 높은데요. 아무래도 최근 수요 개봉이 일반화되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한편 호텔의 평일 이용 증가는 외식이나 모임 등 방문 목적이 다양해짐에 따라 호텔이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와 같은 평일 여가는 특히 20대가 적극적인데요. 그 어떤 세대보다 개인의 행복과 즐거움에 큰 가치를 두는 만큼 평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움직임이 남달라 보이네요. 

또한 문화·예술분야도 평일 이용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주요 전시/공연장 인근 외식이용 증가는 주중에도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고요. 해당 결제는 전시/공연장이 속한 행정구역 내 기타 지역의 외식 결제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직장인들의 평일 저녁이 보다 다채로워지고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 목요일의 두드러지는 증가율은 주목해 볼만 한데요. 한 주의 중심에 위치한 만큼 문화생활을 통해 숨고르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호모 나이트쿠스*’, ‘나포츠족**’이란 여가 관련 소비자군도 새롭게 부상하는 등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아껴가며 개인의 삶을 누리고자 하는 활동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네요.  


* 호모 나이트쿠스(Homo nightcus) :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에 인간을 뜻하는 접미사 ‘cus’를 붙여 만든 신조어로 심야형, 밤샘형 인간을 뜻함

** 나포츠족 :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와 운동을 뜻하는 스포츠(Sports)의 합성어로 야간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

한편, 여가의 주 무대였던 주말은 어떤 모습일까요?

주말은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원거리 외출이 선호되는데요. 실제 주말 원거리 외출자 일수 비중을 살펴보면, 5일 이상 외출한 사람이 최근 3년간 4%p증가해 보다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주말여가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여가활동은 젊은층 뿐만 아니라 40대 이상의 중장년층까지 확대되고 있어 적극적인 여가생활이 젊은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지금까지 살펴본 능동적이고 일상화되는 여가활동은 사람들에게 여가라는 것이 내일을 위한 휴식 뿐 아니라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삶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세대를 막론하고 ‘일 잘하고 성공하는 법’보다 ‘잘 놀고 잘 쉬는 법’을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개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채로운 일상으로 채워질 여가의 시대, 일과 휴식의 완급조절을 통해 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윤택한 삶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