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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사람 이야기 2017.08.01 09:00

답답한 마음을 뻥! 약치기 그림 웹툰 작가 양경수 인터뷰

 

약치기 웹툰 작가 양경수 인터뷰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을 법한 말을 속 시원하게 그려낸 일명 약치기 일러스트로 인기를 얻은 양경수 작가. 그가 팍팍한 일상에 약(재미)을 치는 사이다 멘토링에 나섰다. 


책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이제 힘들기도 힘들어~ 지치는 것도 지쳤어~” “어차피 스쳐 지나가는 월급, 냄새나 한번 맡아 보자꾸나”. 양경수 작가가 펴낸 그림 에세이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사다. 이런 말을 내뱉는 이들은 하나같이 환하게 웃고 있지만, 상황은 그저 웃프기만 하다. 그러나 그림을 본 직장인들은 사이다를 들이켠 듯 통쾌하다며 공감한다.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 그중에서도 직장인의 애환을 한 컷 그림으로 그려온 양경수 작가는 불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이기도 하다. 회사만 가면 말이 잘 안 나오고 매사에 의욕이 없는 직장인의 증세인 ‘일하기싫어증’, 직장 상사로 인해 얻은 화병인 ‘상사(上司)병’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직장인에게 그가 처방전을 전해왔다. 


약치기 그림 양경수 인터뷰


이준희 대리(이하 이)  평소 작가님의 작품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주제 가운데서 직장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일러스트와 웹툰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양경수 작가(이하 양)  직장인뿐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예요. 지금은 모두가 힘든 사회죠. 사회가 전체적으로 부조리하고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지쳤습니다. 사람들 삶에 여유가 없는 거죠. 그런데 마음속 불만을 풀어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술자리나 SNS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저는 그림으로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퍽퍽한 세상에 그림으로 약(재미)을 쳐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실제로는 직장생활 경험이 없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직장인의 공감을 받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나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산 적은 없지만 스무 살 때 독립해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생활비부터 학비, 작업실 대여료 등을 직접 벌어야 했기 때문에 피어싱 노점부터 벽화 아르바이트, 도매 인테리어 사업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죠. 일련의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지만, 그때부터 소위 말하는 ‘갑질’을 당했어요.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을 소재로 표현하게 됐죠. 요즘은 또래 친구나 후배들이 모두 직장인이다 보니 그들과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요. 


직장인들의 일상을 그리는 웹툰


  약치기 그림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상사는 젊은 직원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데 좋은 상사 또는 멘토의 자격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좋은 상사, 좋은 멘토의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좋은 상사, 좋은 멘토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듯 대상에 따라 상대적이고요. 무조건 기성세대를 비판하기보다는 10년이나 20년 뒤 그 위치에 올라 어떻게 행동할지를 먼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혹시 지금 그렇게 행동하거나 말하고 있지 않은 지도 돌아봤으면 해요. 


  그렇다면 멘토의 경험과 조언을 받아들이는 입장인 멘티에게도 나름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요즘은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소통의 부재나 세대, 문화 차이로 갈등이 심하죠. 기성세대가 하는 말을 모두 잔소리로 여기면서 제대로 듣지 않는 건 옳지 않아요. “열심히 해라” “남들과 다르게 해야지” “꾸준히 노력해” 등 당연한 이야기더라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실제로 상사나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남보다 더 열심히 해서 지금의 위치에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검증된 성공 노하우인 거죠. 이를 존중해줘야 합니다. 또 기성세대와 의견이 다를 때 소신껏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지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이  직장인이 앓고 있는 ‘상사병’ ‘일하기싫어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저 역시 뚜렷한 해답이 있지는 않아요.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하죠. 저는 단지 직장에서는 감히 밖으로 꺼내 보일 수 없는 ‘퇴사’라는 욕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직장인의 속마음을 긁어주고 싶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직장인 누구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기자님이 하신 질문과 같은 질문을 자주 받아서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왜 이렇게 힘들어하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능력과 적성에 맞게’ 일정 기간 꾸준히 하는 일을 의미하는데, 우리는 ‘능력과 적성을 아예 배제하고’ 일정 기간 생계를 유지할 직장만 찾기 때문이라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직장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다 보니 상사병, 일하기싫어증에 걸리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퇴사가 답은 아니죠. 능력과 적성을 찾지 못한 채 퇴사한다고 다른 직장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인생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진정 원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찾는 작업이 선행돼야 상사병, 일하기싫어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경수 작가의 멘토


  작가님께서는 불화(佛畵)에 이어 웹툰, 콘텐츠 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펼치고 계신데, 이런 작가님께 영향을 준 멘토는 누구인가요? 

  저와 관련된 모든 분이 멘토예요. 특히 불화를 그리기 때문에 부처도 멘토시죠. 부처는 신이라기보다 자기 철학이 투철하고 이야기를 잘했던 그 시절의 ‘셀럽’이었다고 생각해요. 사회 트렌드를 이끌고 긍정의 이미지를 전하는 인물이셨고 부유한 자신의 위치를 내려놓은 삶을 사셨던 분이기에 그분의 일대기와 가르침을 좌표로 삼고 있습니다. 가까이에는 윤태호 작가님, 곽백수 작가님이 저의 멘토시죠. 자기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는 모습, 정말 존경합니다. 또 뮤지션 중에서는 윤종신, 유희열 씨가 창작과 후학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웁니다. 후배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기회를 제공하며 본인 역시 성장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후배들과 함께 윈윈하는 길을 열어보고 싶습니다. 현재 저는 후배들과 양치기해적단이라는 팀을 꾸려 SNS를 기반으로 작품을 연재 중입니다. 재능도 있고, 좋은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의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이를 통해 저 역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요. 


이  그렇다면 작가님은 어떤 멘토이고 싶나요? 

  제가 ‘그림왕 양치기’라는 필명을 지은 이유는 만화 〈원피스〉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주인공 루피는 한 해적선의 리더이며, 스스로 해적왕이 되고 싶어 하는데 여기서 의미하는 왕은 절대 권력자가 아닙니다. 자신의 꿈과 목표, 그리고 동료의 꿈과 목표를 함께 이뤄나가는 존재죠. 만화에서 루피는 보통 리더가 갖는다는 권위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인데,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가장 앞장서서 행동하고 책임지거든요. 저는 그런 리더이자 선배, 그림왕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직장인 응원 메세지


  마지막으로 웃픈 현실에서 꿋꿋이 자신의 몫을 해내는 직장인을 위해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그동안의 그림을 모아 책을 출간하면서 ‘직장인들이 화장실에서 5분 동안 웃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란 목표가 있었어요. 제 그림과 책이 힘이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삶은 진행형이잖아요. 스스로 불행이나 좌절에 빠져들기보다 나를 위해 조금 더 재미있는 것, 조금 더 즐거운 것, 조금 더 맛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이렇게 소소한 행복과 재미를 찾아 채워나간다면 결국은 즐거운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 본 포스팅은 신한인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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