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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지속가능 신한

[아름인 대학생 해외봉사단] 한 여름의 꿈처럼 행복했던 시간들

2016년 7월 20일 오후, 신한카드 아름인 해외봉사단 6기 ‘아르미얀’은 미얀마에 발을 내딛었다.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아름인에 지원하고, 선발 된 스무 명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익숙지 않은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환하게 웃으며 서로의 설렘을 공유했다.  




01 기분 좋은 시작


다음 날 우리는 페리를 타고 ‘양곤’에서 ‘달라’로 향했다. 달라에 도착한 후 우리는 작은 봉고차를 타고 마을 깊숙이 들어갔다. 설레는 마음으로 차창 밖 마을을 구경하던 중 학교가 보이고, 아이들이 보이고 환성 소리가 들리자 괜스레 울컥 눈물이 날 뻔했다. 정성과 진심 어린 사랑을 담아 이 순간을 준비해왔지만 한 편으로 내가 정말 도움이 될 수는 있을까, 오히려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염려 그리고 미안함의 감정이 나를 찾아왔다. 


봉고차에서 내려 학교를 들어서자 예쁜 아이들이 꽃을 들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수줍게 밍글라바-안녕- 하고 인사해주는 아이들을 보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르미얀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학교를 들어오고 아이들을 마주했는지, 하나같이 진지한 얼굴로 건축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진지한 마음과는 달리 롤러 하나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폐만 끼치는 느낌이었다. 옆에서 세심하게 도와주시던 현지 스태프 분들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서 죄송스럽고 감사했다.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지날수록 일에 적응이 됐는지 모든 사람이 정말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나 또한 한국에서는 더위에 금방 녹아 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약하고 보잘것없는 체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흐르는 땀방울에 익숙해져 기분 좋게 현장을 지켰다. 




02 널리 울려퍼진 노래



나렛고 흐마태비~ 베렛고 흐마태비~ 

(오른손을 물에 넣고, 왼손을 물에 넣고~) 



저학년 위생 교육 시간을 위해 만들어갔던 ‘손씻기 송’이 어느새 저학년 고학년 할 것 없이 아이들이 놀면서 부르는 즐거운 ‘국민 동요’가 되어있었다. ‘번역은 잘 된 거겠지, 아이들이 잘 따라 부를 수 있겠지..’ 하며 첫 교육 직전까지도 많은 걱정을 안겨주었던 노래였는데 실제로 아이들이 손을 씻으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봤을 때는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 알려주고 싶었던 것들을 아주 잘 받아들여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사실 위생교육은 아이들이 흙 등의 자연물과 너무 친해서 혹여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에 계획됐던 교육이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진흙 물 속에서 첨벙거리고 놀거나 흙을 만졌던 손으로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위생교육은 정말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놀라웠던 건, 그림 그리기 수업 등으로 아이들의 교복이 형형색색의 크레파스로 얼룩졌음에도 다음 날에는 모두들 새하얀, 마치 새 옷처럼 깨끗한 교복을 입고 등교를 하는 모습이었다. 


매일매일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있을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생김새, 문화 그리고 언어까지도 다른 대한민국과 미얀마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 후로는 교육시간에 더 열과 성을 다해, 아이들을 마주하고 칭찬하고 사랑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03 희로애락(喜怒哀樂) 



짧으면 짧고, 길면 긴 미얀마에서의 7박 9일은 나에게 희로애락 그 자체였다. 내 조그마한 손길이 누군가에겐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벅차오르는 기쁨, 이런저런 이유로 열심히 준비해오고 고대해오던 아이들과의 첫 교육시간을 실망과 아쉬움으로 채워버렸던 사실에 대한 노여움, 모두가 한마음으로 땀 흘리며 일하고 행복해하는 아름다운 상황을 보는 즐거움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들 그리고 동고동락하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동료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로부터의 슬픔까지. 



슬픔도 지나고 나면 봄볕 꽃망울 같은 추억이 된다는 말이 있다. 9일이란 시간 동안 내가 겪은 온갖 감정들이 지금도 이미 너무 좋은 추억이 되었기에 오히려 희로애락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그때의 내 경험들에 감사하다. 한 편의 영화 같았던, 기승전결이 뚜렷했던 나의 9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그리워질 것 같다. 





신한카드 아름인 대학생 해외봉사단

6기 박다원




* 본 포스팅은 대학생 봉사단원이 직접 작성한 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