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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금융노트

[신한리뷰] 앱은 가라! 통합 플랫폼 경쟁의 서막

내 스마트폰 화면 가득한 앱 아이콘을 없애라! 앱 설치도, 회원 가입도, 로그인도 필요없다. 이제 메신저나 음성으로 필요한 앱 서비스를 호출하기만 하면 된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웹의 시대에서 앱의 시대가 열렸다면, 이제는 SNS·O/S(Operating System)·유통 등 다양한 거대 플랫폼 업체들이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을 이용해 앱 시장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변화로 거대 플랫폼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앱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통합 플랫폼 경쟁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4월 다양한 일상의 앱 서비스를 메신저에 탑재해 통합 제공해주는 인공지능 메신저 ‘챗봇’을 출시했다. 이는 앱의 홍수 속에서 플랫폼 업체가 자신의 플랫폼에 수많은 앱들을 통합시키려는 시도로 볼 수 있어 관심을 끈다. 

한편 이러한 플랫폼 업체들의 앱 시장 흡수 시도는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애플·아마존 등 거대 ICT 기업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로 인해 이들간의 플랫폼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플랫폼의 앱 편입 시도와 이로 인해 불붙는 플랫폼 경쟁


① 플랫폼으로 흡수되는 앱 서비스

페이스북의 챗봇에는 우버, 이베이, KLM(네덜란드항공) 등 40개 이상의 앱 서비스가 탑재되어 있고 향후 5만 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앱들의 편입이 가능한 것은 인공지능 메신저가 대화의 맥락이나 사용자가 처한 상황 등을 이해할 수 있어 복잡 다단한 앱 서비스 이용을 대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공지능 메신저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동영상의 활용도 가능해,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사용자의 요청 사항을 처리해 줄 수도 있다. 일례로 옷을 주문한다고 할 때 인공지능이 사용자와 유사한 타인의 착복 이미지나 동영상을 보여주면 사용자의 의사 결정이 훨씬 용이해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페이스북은 전세계 16억 명이 넘게 사용하는 SNS인 페이스북에 등록된 이미지와 동영상을 인공지능 메신저 서비스와 연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공지능 메신저는 과거 채팅 내용에 대한 빅데이타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이나 행위 패턴 파악도 가능해, 앱 업체에겐 고객에게 보다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하며 메신저 업체에겐 광고나 타겟 마케팅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인과의 채팅 중 많이 언급한 브랜드가 있을 경우 특정인의 기념일에 인공지능 메신저가 사용자에게 해당 브랜드의 신상품을 선물로 제안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구매 전에 상품 정보를 검색해 보는 요즘 소비 패턴을 고려할 때 상품 검색 시점에 관련 상품을 채팅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메신저는 매우 강력한 마케팅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 페이스북


② 거대 ICT 기업들의 플랫폼 확장 경쟁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은 자사의 인공지능 ‘알렉사’를 활용해 음식 배달, 택시 호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쇼핑에서 벗어나 일상 생활까지 플랫폼 역영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를 통해 사용자는 캐피탈원, 도미노, 우버, 삼성 스마트씽즈(가전제품 통합관리 앱)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1천 개 이상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다양한 사용 용도로 인해 ‘알렉사’에게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대화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인 ‘에코’는 출시 이후 300만 대 이상이 팔리기도 하였다. 

이런 기세를 이어 향후 아마존은 냉장고, 창고 등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각종 상품의 재고를 ‘알렉사’가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사용자에게 특정 물품의 주문을 권유하거나 알아서 자동으로 주문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O/S 업체인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외에도 블루투스 스피커나 TV와 같은 디바이스를 자사의 O/S로 연결하여 다양한 앱서비스를 가정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물인터넷과 연계한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O/S 업체로서 기존에는 앱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부상하면서 이러한 앱 서비스들을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연어(음성·텍스트) 인식에 기반한 다양한 인공지능 가상 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구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가상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음성)’, ‘알로(텍스트)’를 출시하였으며, 이미 2011년 ‘Siri’를 통해 가상 비서 서비스를 출시한 애플은 ‘Siri’의 음성 인식 기술을 보다 정교히 하고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구글과 애플이 가정에 흔히 있는 스피커나 TV를 음성인식 디바이스로 활용하는 것은 이들을 사물 인터넷 허브로 해서 가정 내 모든 기기들을 자사의 O/S로 연결하고 여기에 다양한 앱 서비스를 접목하려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자료 : 아마존 / 애플


   전망 및 시사점


사용자 관점에서 볼 때 수많은 앱들을 플랫폼에서 통합해 사용하면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로그인 절차 없이 한 번에 다양한 일상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플랫폼의 앱 시장 흡수가 앞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플랫폼 업체 관점에서는 일상의 다양한 활동을 자사 플랫폼에서 구동케 함으로써 고객 점유 시간을 늘릴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소비 행태, 취향 등에 대한 입체적이고 정교한 분석을 통해 마케팅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도 있어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승자 독식’이라는 플랫폼 생태계의 특징을 고려할 때 최근 플랫폼간 경계를 허물며 ‘범주 內’ 경쟁에서 ‘범주 間’ 경쟁으로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거대 ICT업체들의 플랫폼 경쟁은 향후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수요를 확대시키는 네트워크 효과가 플랫폼 활성화 전략의 핵심임을 고려할 때, 최대 플랫폼이 되려는 거대 ICT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아시아권도 비슷한 상황으로 중국은 위챗(메신저), 바이두(검색)와 같은 업체들이 인공지능 상 비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의 라인, 한국의 카카오톡도 메신저 상에 다양한 앱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정훈 책임연구원

경영전략팀



* 본 포스팅은 신한리뷰 2016년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 본 내용은 각 집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신한금융그룹 및 신한미래전략연구소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