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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공간경험에 주목하다!



1919년 대한민국 최초 영화관이 생긴 이후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 바뀌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형스크린과 그 앞에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의자로 일관된 모습이라는 점인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 영화관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관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또 그 변화의 이유는 무엇인지 다음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어린이 영화관객을 위해 소형좌석을 제공하고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키즈 전용 영화관이 생겼죠. 또한 다른 관객들과 떨어진 별도의 공간에서 가족끼리만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족 영화관도 있구요. 영화관내 다양한 공연을 유치한다거나, 휴식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영화관들은 최근 잇따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영화관들이 영화 자체 외에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으로 해석되는데요. 이러한 노력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영화관 입장에서는 성장 정체가 변화 시도의 가장 실질적인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한카드 데이터에 나타난 영화 관람객수 추이를 보면 최근 4년 동안 성장 정체가 두드러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신규 고객 확보가 가장 큰 이슈이겠죠.

그래서 극장들은 그 동안 영화관의 물리적 한계로 관람이 어려웠던 고객인 영유아 자녀 가족을 주목한 듯 합니다. 즉,  영유아 자녀를 동반한 가족의 편안한 영화관람을 위해 별도의 공간에서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족 전용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 관객을 위한 키즈 전용 영화관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영화 이용자의 측면에서 보면 어떤 배경을 파악할 수 있을까요? 

2011년과 2016년 영화 관람객 세대별 비중을 비교해 보면, 5년전 대비 20대는 주 관객층이 더 어려졌고 30대 및 40대는 각 세대별로 이용연령대가 후반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세대별로 구체적으로 보면, 20대의 경우 20대 초반으로 영화 주 이용층이 완전히 이동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로 영화를 즐길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 2016년 20대 후반의 자화상이 보이는 듯 합니다. 한편 영화관은 20대 초반을 대상으로 대학생 전용할인, 버스킹 공연 유치 등 대학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3040세대의 경우 각각 30대 후반, 40대 후반 쪽으로 영화 관람객 연령층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30대 후반 및 40대 후반 고객들은 5년 전 영화이용패턴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죠. 즉,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영화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보면 최근 영화관의 다양화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빗한 좌석과 최고급 영상 및 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극장의 등장이나 오페라, 클래식 공연 같은 영화외 컨텐츠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은 3040세대의 영화사랑, 극장사랑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죠.

영화관 변신의 마지막 배경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극장의 새로운 시도에 있습니다.  

평일 영화이용시간을 살펴보면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용건수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용 건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점심시간 동안 극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회사 밀집 지역의 극장 프리미엄관에서는 영화상영 대신 낮잠을 잘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극장 이용율을 높이는 참신한 시도로 보여집니다 

지금까지 극장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과 그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날의 극장은 단지 영화 관람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공간뿐 아니라 다양한 공간 경험 가치를 제공하는 종합적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변화 이면에는 고객 변화에 대한 극장들의 발빠른 인식과 함께 영화 콘텐츠 외에 공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차별적 가치를 발굴해내려는 고객 경험 향상 전략이 바탕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뿐 아니라 다른 성숙기 산업의 변화 방향성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